[격전지를 가다 대구 북구을]무소속 돌풍 홍의락, 각종 여론조사 우세…바닥민심도 이동 컷오프 후보·이념 무관 진보진영 인사들 등 대거 지원 나서

▲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북구 매천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kr
대구 북구을 선거구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 후보 열풍으로 여당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61)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양명모(56)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3선의 서상기 의원의 지지선언을 받고도 홍의락 후보의 이변을 막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명래(51) 정의당 후보와 박하락(54) 친반평화통일당 후보도 단일화 없이 나름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북구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후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으로 공천을 받은 양명모 후보가 공천파동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야권성향의 홍의락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수성구갑 후보와 함께 이변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 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는 새누리당 텃밭, 야당 불모지 대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있어서다. 바닥 민심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피부로 느낄 만큼 좋다.

선거를 6일 앞둔 7일 홍 후보는 서변동 한 레포츠센터 앞에서 아침을 열었다. 차량에서 흘러나온 가요를 개사한 로고송이 분위기를 띄웠고 선거운동원들은 기호 6번 피켓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간단한 점심을 먹은 홍 후보는 매천시장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소란스러운 유세가 아닌 상가를 돌며 일일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상인들이 장사에 피해를 받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상인들은 홍 후보를 향해 반갑게 인사했으며 일부 상인들은 '홍의락'을 외쳤다.

30여분을 시장에 머무른 홍 후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TV토론을 대비해 평소보다 일찍 선거 유세를 끝냈다.

선거사무실에서 참모들과 TV토론에 대한 공부를 이어갔다. 지난 토론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지적에 '열공 모드'로 바꿨다.

홍 후보가 돌아간 뒤 다시 매천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홍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무소속 후보라는 핸디캡에 대해서도 "오히려 당에 있어봐야 자기들끼리 싸운다"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이 공천 잡음으로 내홍을 겪은 것이 시민들의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새누리 후보들이 미움받는 이유다.

홍 후보가 당선돼야 새누리당이 바뀌어서 서민들을 위할줄 알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한 상인은 "새누리당은 대구에 대해 선거때만 도와달라고 한다"며 "공천과정도 노력한 사람이 아니라 갑자기 엉뚱한 후보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상인도 "홍 후보가 과거부터 밑바닥 민심을 잘 들어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미워도 새누리당'을 원한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미우나 고우나 대통령을 만든 지역이고 대통령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기는 싫고 홍 후보에게 표를 주기는 힘드어서 아예 투표자체를 포기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만큼 홍 후보 캠프에는 진보적인 인사외에도 보수색이 강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양한 색깔로 홍 후보의 선거를 돕는 것이다.

당초 북구을은 새누리당에서 6명의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전부 컷오프됐다.

그 자리에 북구갑에서 활동하던 양명모 후보를 공천하자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이 오히려 홍 후보를 돕고 있다.

또한 북구지역은 과거부터 공장지대가 발달돼 진보진영의 인사들이 많으며 이들도 홍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이념적으로는 맞지 않는 진영이 모두 홍 후보를 돕기 위해 모이면서 홍 후보 캠프는 용광로 캠프로 불린다.

취재 내내 말을 아끼던 홍의락 후보는 "김부겸 더민주 후보와 함께 야당불모지 대구에서 당선돼 기적을 일구겠다"며 "4년간 대구를 위해 몸바쳐 일하면서 밑바닥 민심을 다진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것 같다. 기적이 일어나는 날 4월13일은 축제의 날이 될 것" 이라고 자신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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