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 손지하
지난 11일 포항시청에서 경북도와 포항시 그리고 포스코가 타이타늄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북도는 타이타늄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국가 차원의 지원을 끌어내고, 포항시는 타이타늄 전용 산업단지을 조성하여 우수기업을 육성하고 지역연구기관과 기업 간의 타이타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포스코는 기존에 철강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구역량을 집적하여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을 주축으로 타이타늄 상용화 기술센터를 운영하면서 타이타늄 소재 공급은 물론 생활소비재에서 항공부품까지 타이타늄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는 삼박자가 완벽한 육성전략이다. 필자는 그 역사적인 자리에 참석해서 물개박수를 쳤다. 포스코의 수혜자로, 포항의 시민으로, 경북도의 도민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그리고 타이타늄을 공부한 한 사람으로 너무나 환영할 일이었다.

“타이타늄이 뭐지?” 우선 타이타늄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금속이다. 비강도(무게대비강도), 내부식성(부식에 견디는 특성), 인체 친화성(인체와 반응 없음) 측면에서 경쟁 상대가 거의 없고 단점을 찾기 힘든 팔방미인이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1800년대 중반 금보다도 비쌌던 알루미늄처럼 타이타늄도 언젠가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금속소재가 될 것이다.

“타이타늄 시대는 쉬운가?” 고고학의 시대구분 중에서 가장 보편화된 방법으로 재료에 따라 석기 ·청동기 ·철기의 3시대로 구분한다. 인류문화를 주요 이기(利器)의 재료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타이타늄이 실용에 편리한 기계나 기구로 사용되어야 타이타늄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타늄이 주요 이기로 사용되는 타이타늄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지만, 재료에 따라 인류문화를 구분한다는 것은 그만큼 재료의 개발은 어렵다는 반증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타이타늄 전용산단 조성, 세계 5대 타이타늄 기지 육성, 한국형 타이타늄 산업 육성 등 한 걸음씩 묵묵히 나아가면 된다.

세계는 무기를 들고 싸우지 않을 뿐이지 수많은 전쟁을 치루고 있다. 타이타늄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타이타늄은 우주, 항공, 국방, 해양플랜트, 의료 등 팔방미인인 금속재료로, 공정단계별 부가가치 증가율이 철강의 42배, 알루미늄의 11배에 달하는 고부가 가치성을 자랑한다. 경량소재(타이타늄)소재 시장은 현재 150조 원에서 2025년 6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타이타늄 시장의 4대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타이타늄 산업 육성과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타이타늄 수입국으로 기반이 약한 타이타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타이타늄 산업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어 경상북도에서는 지역 전략산업으로 타이타늄을 선정하였고, 정부는 지난 8월 11일 대통령 주재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새로운 동력을 위한 포스트 철강 경량소재 타이타늄을 세계시장 확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에 포함하여 선정·발표하였고 향후 7년간 집중적인 R&D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서 국가와 지역은 물론 다 함께 타이타늄 육성을 위한 노력으로 첫 삽을 떴으니 난이도가 낮은 플랜트 산업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부가가치, 고난이도의 항공, 의료, 국방 등 첨단산업으로 타이타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육아를 하는 마음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