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사망 사건 결국 미스터리로?

어머니 조모(52)씨에 이어 낙동강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된 류정민(11·초등학교 4학년) 군 시신을 경찰이 부검 의뢰했지만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백골 상태로 발견된 누나(26)에 이어 류 군의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데다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진 상태여서 사건 경위 등의 확인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류 군 시신 부검을 한 부검의는 폐에 강물이 들어간 데다 시신에 구더기가 생길 정도로 부패가 심해서 사인이 익사인지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체 부위에 외력에 의한 외상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유전자 검사와 약독물 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구체적인 사인 확인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전 남편과 딸, 오빠와 여동생까지 조사해봤지만 8년 전 이혼 후 왕래가 뜸해 정확한 사정도 전해 들을 수 없었다. 류 군과 누나에 대한 약독물 검사 등에서도 특이점이 나오지 않으면 사건 경위를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종료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조씨와 류 군이 15일 버스를 타고 가다 팔달교에서 내린 이후 행적 정도는 추적하고 있다”며 “조씨가 우울증 때문에 누나를 살해하고 류 군과 동반 투신한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했다.

어머니와 누나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실종된 류 군은 28일 오전 11시 39분께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 물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유물들과 섞여서 부패 된 상태로 하늘을 향한 채다. 실종 당시 입었던 상하의와 신발, 모자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소지품은 별도로 없었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 20일 류 군이 발견된 곳에서 위쪽으로 10㎞ 지난 지점인 낙동강 고령 대교 부근에서, 이틀 뒤 누나까지 범물동 자택 베란다 벽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류 군의 행방을 추적했다.

3년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다가 올해 2학기에 처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류군은 지난 9일을 마지막으로 등교하지 않았고 어머니 조씨와 함께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실종 후 류 군의 집에서는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며 ‘유서’라고 적은 메모가 나왔고, 냉장고에서는 류 군이 접은 것으로 보이는 종이학이 발견됐다.

숨진 조씨는 친정 오빠와 왕래를 끊었고, 여동생과는 가끔 연락하면서 10~20만 원씩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 이혼한 조씨의 남편은 둘째 딸(25)과 수도권에서 살고 있으며, 조씨에게 월 50만 원씩 양육비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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