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니(仲尼·공자)가 초나라로 가다가 숲 속을 통과하는데 한 꼽추가 마치 줍듯이 쉽게 매미를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중니가 물었다. “당신은 솜씨가 좋군요. 비결이 있나요?” 꼽추가 대답했다. “비결이 있죠. 대여섯 달 동안 장대 끝에 공을 두 개 겹쳐놓고 떨어지지 않게 되면 매미를 잡을 만하지요. 실패할 때가 적게 됩니다. 공 세 개를 겹쳐놓고 떨어지지 않게 되면 실패는 열 번에 한 번 정돕니다. 공 다섯 개를 겹쳐놓고 떨어지지 않게 되면 마치 줍듯이 잡게 된다오. 내 몸가짐은 말뚝처럼 꼼짝 않고 팔의 동작은 마른 나뭇가지와 같이 움직이지 않소. 천지의 드넓음도 만물의 다양함도 아랑곳없이 다만 매미의 날갯짓만이 포착될 뿐이오. 몸과 팔을 꼼짝 않은 채 오직 그것에만 마음을 쏟을 뿐입니다. 그러니 어찌 잡지 못할 리가 있겠소!”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다보며 말했다. “뜻을 한데 모아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면 곧 신과 같아진다지만, 그것은 저 꼽추 노인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장자’)
요점은 아마 “뜻을 한데 모아 마음이 흩어지지 않”게 하라는 가르침인 듯합니다. 학업이든 직업이든. 그 방면의 달인이 되려면 뜻을 세워 한 곳만 바라보고 끝없이 정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 아는 것입니다만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른 길이 없는지도 궁금하고 종내 성공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아 우왕좌왕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달인이 되는 길의 가장 큰 장애물은 조급증입니다. 실패한 일들은 언제나 생각이 먼저 도달해 있었습니다. 성급하다는 것, 늘 먼저 도착해 있다는 것은 신경증일 공산이 큰 것입니다. ‘장자’에 나오는 ‘매미 잡이’ 이야기는 ‘생각 없는’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장대 끝에 공을 다섯 개 겹쳐 쌓는다는 것은 거의 가능성 없는 행위의 경지입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 즉 ‘생각이 먼저 도착해 있는 상황’을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달인이 되는 첩경이라고 이 이야기는 가르칩니다. 항상 의지를 가지고 전진하되 오직 내 성취의 수준만을 높여갈 뿐 그 이외의 생각은 일절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달인이 되는 유일한 비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