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룸과 빌라 신축이나 아파트 재도색 작업 등 소규모 공사가 우후죽순 벌어지면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오전 10시 28분께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한 아파트 17층에서 외벽페인트 도색 작업을 하던 A씨(43)가 추락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A씨는 안전 밸트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아파트 옥상에 외줄로 연결된 작업대인 달비계에 오르다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19일 오전 9시 40분께는 북구 중앙동의 한 모텔 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던 B씨(61)가 3m 아래로 떨어져 현장에서 숨졌다.

B씨는 2m 이상 높이에서 작업 시 설치해야 하는 추락방지 설비인 안전대 없이 작업 중 변을 당했다.

이런 사고는 작업자의 안전불감증과 관리자의 안전의식 부재가 일으킨 인재다.

하지만 대부분의 포항지역의 소규모 사업장들은 A씨와 B씨가 숨진 현장처럼 안전장비가 없거나 있어도 이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했다.

20일 장량동의 한 빌라 신축 공사현장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안전모는 물론 안전장비 하나 없이 작업복만 입은 채 뼈대만 세워진 건물을 오르내렸다.

김씨는 “규모가 큰 곳에서나 안전관리를 하지 이런 작은 현장은 관리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누가 지적하지도 않는데 불편한 안전장비를 착용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이처럼 규모가 큰 공사현장의 경우 안전관리자나 감시단 등이 있어 안전장구 착용여부 등을 확인하고 보조로프 사용을 관리하기 때문에 안전관리가 되지만 소규모 현장이나 준공 완료된 아파트는 관리자가 없어 ‘안전사각지대’가 다름 없었다.

특히 작업자들도 안전장비를 하지 않아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으니 번거롭고 불편한 안전장비 착용을 꺼리게 된다는 것.

더구나 소규모 현장에는 안전복, 안전화 등을 지급 하지 않는 곳도 많지만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생계를 잇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인부는 “위험하지 않는 공사 현장은 어디에도 없다”면서도 “대형 건설사 작업 현장에서도 사고가 수시로 일어나는 데 이런 소규모 공사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현장의 열악함을 밝혔다.

이어 “작업자들도 귀찮아 하고 관리자도 돈이 드니 규모가 작은 곳은 하나같이 안전시설이 부족하다”며 “현실적인 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매번 사고가 날 때만 안전점검을 하는 시늉을 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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