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관 박희정 경사
남편 신상화 경사와 프로파일러 부부로도 '화제'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관인 박희정 경사가 플라스틱 생수병에 묻은 지문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으로 일하고 있는 박 경사는 2007년 범죄분석관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10년 차 베테랑이다. 


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행동분석팀에서 같은 프로파일러로 일하고 있는 남편 신상화(32) 경사도 박사 과정을 수료한 덕분에 박씨 부부는 ‘부부 박사 프로파일러’라고 불린다. 71주년 경찰의 날(10월 21일)을 하루 앞두고 박 경사 부부는 단연 화제에 올랐다.

프로파일러는 일반적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연쇄 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돼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영남대에서 심리학을, 경북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오사카대 대학원에서 대인사회심리학(인간과학 박사)을 공부한 박 경사는 “마치 점술인처럼 족집게같이 범행을 밝혀낼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 경사는 사건이 발생하면 전 과정을 돕는다.

범행한 피의자를 붙잡기 전 단계에서는 거주지 분석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용의자를 추정하거나 동일범 여부를 확인하고, 검거 후에는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의 신문 전략을 짜고 심리분석도 한다.

사건이 마무리되면 범인의 성장 배경과 범죄에 나아간 심리 상태와 행동 등을 심층면담을 통해 파악, 사건 자체를 종합 정리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사건의 시작과 끝뿐만 아니라 궁금증이나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때까지 챙긴다.

수성경찰서가 맡았던 건설사 사장 살인·암매장 사건 등 지역의 굵직한 사건 모두에 ‘조언자’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것이다.

범죄분석관 특채 동기인 남편과는 1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는 박 경사는 “주말 부부이지만, 집에서는 서로가 절대 업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아직 아기가 없어서 주말엔 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바쁘고, 논문 쓰는 데 더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속한 팀이 분석한 자료와 용의자 유형이 같았을 때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는 그녀는 “범죄 동기를 명확하게 알려줘서 수사의 방향이 의도대로 잡힐 때 기쁘다”면서도 “전공도 살리고 나라를 위해 보탬이 되고 싶어 선택한 이 일이 적성에 딱 맞다”고 설명했다.

권창현 과학수사계장은 “결혼 후에도 일본까지 가서 박사학위를 따낸 박 경사는 경찰청 범죄분석관 평가에서 1~2등을 차지할 정도로 보배이고 수재다”라면서 “박 경사 부부 모두 성실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 칭찬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3개월의 교육 평가에서 1등을 하고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검사관 자격을 따낸 박 경사는 이제 폴리그래프 전문 수사관이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프로파일러로 일하면서도 거짓말 판단과 관련한 논문을 꾸준히 써온 그녀는 “전국 경찰청의 사건 결과를 분석하고 외국의 범죄 관련 서적들을 바탕으로 한 논문을 바탕으로 연구활동을 해나가고 있다”며 “관련 논문을 많이 써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경찰관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유승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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