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물 신고 접수한 부산 사하경찰서 수사 착수…"처벌 노린 고의 가능성"

한 민원인이 부산의 한 공기업 간부를 만나 100만원이 넘게 든 돈 봉투를 몰래 놔두고 간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대가성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된다는 청탁금지법을 악용한 사례 가능성이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부산의 공기업 간부인 A씨가 부산 사하경찰서에 돈 봉투 습득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7일 사무실을 찾아온 여성 민원인 B씨와 업무를 상담했다.

B씨가 돌아간 뒤 A씨는 테이블 밑에서 수상한 봉투를 발견했다.

안에는 100만원짜리 수표 1장과 현금 2천원이 들어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봉투를 두고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B씨는 “그러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뗐다.

이에 A씨는 돈 봉투를 들고 가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100만원짜리 수표번호를 조회해 주인이 B씨인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B씨가 왜 돈 봉투를 두고 갔는지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공공기관 직원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대가성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을 받는 청탁금지법 규정을 노려 악의적으로 돈 봉투를 두고 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B씨를 불러 돈 봉투 전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돈 봉투를 놔두고 간 B씨에게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뇌물공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두고 간 돈 봉투를 즉각 신고한 A씨는 처벌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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