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주재 동남권 시·도지사 간담회 참석…경북 동해안에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 건의

“9·12지진 이후와 이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한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 확인된 만큼, 국가차원의 지진대응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21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부산광역시청에서 열린 동남권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무엇보다 지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수행해 나갈 국책연구기관 설립이 절실하다”며, “지진 빈도가 가장 높고 원전이 집적된 경북 동해안에 ‘국립 지진방재연구원’을 설립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지진과 관련한 연구를 맡고 있지만, 해저자원, 광물자원과 같은 지질자원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지진방재에 대한 연구는 ‘센터’ 규모의 기구에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인데, 차제에 독립된 지진 전문 국책연구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 김 지사의 판단이다.

이어서 김 지사는 “지진은 관측과 경보가 관건인 만큼, 기상청의 지진관측소를 대폭 확대하고, 경보체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금과 같이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을 지방비로 부담해서는 언제 마칠 수 있을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에 대해서는 국비지원을 제도화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그리고 “민간건축물이 내진기능을 보강하면 지방세를 감면해 줄 수 있는데, 이는 전혀 실효성이 없다. 경북의 경우에는 그 실적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민간건축물의 내진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와 같은 국세 감면, 용적률 완화와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김 지사는 “지진이 가장 빈번한 경북 동해안을 ‘지진대응 국가시범지역’으로 지정해 정부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을 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단계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경북은 지난 달 19일 ‘경상북도 지진대응 5개년 종합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공무원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진대응팀’이 일본 고베를 벤치마킹하고 돌아와 경북형 지진매뉴얼 과 지진대응 안전앱 개발, 지진·해일 종합 DB구축 등 종합대책의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해 정부 측에서는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이 참석했고, 시도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과 홍준표 경남지사를 대신해 조규일 경남서부부지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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