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세계적 명차가 고작 4년 3개월 만에 엔진이 고장이 나는 게 말이 됩니까? 분명한 결함입니다”.

김진헌(48)씨는 18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용흥동 BMW 판매·수리점 앞에 자신의 BMW 750Li 차량을 세우고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차량에는 ‘국산 소형차 엔진보다 못한 BMW’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또 스프레이 페인트로 엔진 결함을 주장하는 내용도 차 곳곳에 도배됐다.

김씨의 차량 엔진에 문제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28일.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100㎞ 이상 속도 포항으로 운전 하던 김씨는 외동 휴게소 부근을 지나다 갑자기 엔진이 꺼지면서 핸들이 잠기고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다행히 직선구간인 데다 주변에 차량이 없어 무사히 갓길로 세워 다치진 않았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씨는 “커브 길이나 다리에서 사고가 났다면 꼼작없이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었을 것”이라며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온몸이 곤두선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는 BMW A/S 센터를 찾아 차량의 엔진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며 무상수리를 요구했지만, 센터 측은 보상기간이 끝나 무상수리는 어렵다는 원론적인 견지만 되풀이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엔진오일을 갈거나 정기점검을 하며 차량을 잘 관리해왔는데 갑자기 이상이 생겨 죽을 뻔도 했다”며 “이런 문제를 온전히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BMW 차주들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시위하고 있다”며 “이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계속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센터 측은 김 씨가 차량관리를 잘 해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엔진결함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차량정비를 해왔지만 엔진 보증기간인 3년, 6만㎞를 넘겨 무상 수리는 어렵다”면서 “차량 엔진 문제 또한 흔치 않은 사례여서 결함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본사 측과 협의해 수리비 30%를 우리 쪽에서 부담하는 내용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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