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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기환 동해안권 본부장
우리나라 최대 발전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본사를 경주로 옮긴 지 1년이 지났다.

한수원은 지난해 3월 양북면 장항리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경주시대를 개막했다.

매출 11조 원이 넘는 거대 공기업 한수원이 본사를 천년고도로 옮기자 시민들의 기대심리는 부풀어 올랐다.

한수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본사 이전과 함께 월성원자력본부의 홍보부서를 슬그머니 폐지해 버린 것은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같은 지역에서 본사와 본부에 별도의 홍보팀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 폐지했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이는 국민과의 소통 확대를 통한 공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한수원의 방침과 역행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더구나 한수원은 소통과 신속한 정보전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1천6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월성본부에서는 지역주민과의 소통이 단절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경주지역에 유례없는 지진과 태풍이 발생하면서 6개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월성본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홍보팀이 폐지된 월성본부는 본사 홍보실을 경유한 대응으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쏟아지는 불만을 고스란히 참고 견디면서, 일부지만 근무할 의욕마저 잃어버린 직원들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월성본부의 홍보팀 폐지로 인한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월성본부의 현안 사항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제공 한계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불평불만이 고조된 건 두말할 나위 없다.

월성본부에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추가건설, 1호기 계속 운전에 대한 무효판결, 수년 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주대책위원회 문제 등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민들의 관심 사항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제공은 물론 적극적인 대응을 못 하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본사 홍보실에서 월성본부 홍보를 맡아 하고 있으나 본사 홍보만 집중하고, 월성본부 홍보는 소홀히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행사를 비롯해 지역단체 지원 등의 업무도 홍보팀이 존재하지 않아 모두 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본사 홍보실에서 지역 문화행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주로 시내권 중심으로 하고 있어, 월성원전 인근 3개 읍면 주민들은 소외감마저 느끼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홍보팀 폐지로 인한 인력부족으로 월성본부의 소식지도 발간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민에게 본부 소식을 전달하던 창구도 단절돼 버렸다.

흔히들 현대를 ‘PR의 시대’ 라고 한다.

홍보는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해 내는 여러 가지 환경조절 및 통제기능이 있다.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리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도 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순기능이 있는 월성본부 홍보팀 폐지의 득과 실을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신뢰를 얻지 못한 기업체는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를 표방하는 한수원이 되새겨 볼 말이다.

한수원은 안전성 문제 등으로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지만 더디기만 하다.

지역민과의 소통과 신뢰를 좀 더 빨리 높이기 위해서도 월성본부 홍보팀 부활을 시급히 고려해야 한다.

황기환 동해안권 본부장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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