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오는 5월 9일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7일 현재까지 총 6명의 후보자가 자천타천의 형식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 지금까지 총 9명의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그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해외로 쫓겨가며 하야를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하의 총에 의해 피살됐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12·12사태와 5·18광주 사태로 구속돼 재판을 받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자살을 했다.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공모자로 탄핵을 받아 현직의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구속까지 된 영어(囹圄)의 신세가 됐다.

나머지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대통령들도 아들들과 친족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대통령 말기에 곤욕을 치렀으며 지금의 상황에 있었다면 모두 탄핵의 대상이 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을 보면서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 6명이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경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소름이 돋을 만큼 무섭고 위험천만의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 한 사람은 다음 달 9일에는 대통령이 된다.

출마자 모두가 나 자신만은 역대의 불행한 대통령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이 나라를 위해서도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이 무서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런데 작금의 선거전을 보면 이러한 희망도 조금씩 사그라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긴다.

대선 후보자들의 지나친 포퓰리즘성 공약이 도를 지나치고 있기 때문이다. 표를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무지막지한 의지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 공약으로 대통령이 되고 나면 그 공약이 독이 돼 ‘나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할까.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경우 대통령이 되면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한다. 이 공약이야말로 전형적인 대중영합주의다. 60세의 늦은 정년과 고액 연금 등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의 공공 부문 81만 개의 일자리는 앞으로 수십 년간 매해 수십조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들어 부어야 할 엄청난 금액이 소요된다. 비공공 부문 1천만 명이 공공 부문 80만 명을 부양해야 하는 금액의 망국의 공약인 것이다. 국가부도가 난 그리스의 길을 따르는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경우도 후보자와 당의 정책이 엇박자로 가는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 것인가. 안 후보는 사드배치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현 정부의 정책대로 유지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햇볕론자들인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국민당 간부들은 집권하면 사드배치를 원점으로 돌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다를 바가 없다. 안 후보가 당의 정책조차도 정리를 하지 못하고 보수층의 표만 끌어안기 위해 당과 틀리는 공약을 내어놓는 것 자체가 대중영합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적어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첫 번째 덕목은 정직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선동정치라든지 대중영합주의로 정치적 성공을 한 사람들 가운데 결과가 좋은 종말을 맺은 사람을 별로 보지를 못했다. 1천300만 명의 홍위병을 몰고 다니며 문화대혁명을 지휘한 장칭(江靑) 같은 경우도 종국엔 반혁명분자로 몰려 결국엔 자살이라는 불행의 종말을 맞았다. 선동정치의 대표적 인물인 히틀러도 수많은 유대인을 죽인 죗값으로 스스로 자살을 하는 종말을 맞았다는 사실을 6명의 대선 후보자들은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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