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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전 검찰총장


是法平等 無有高下 (시법평등 무유고하·이 법은 평등해 높고 낮음이 없으니)

是名阿?多羅三?三菩提 (시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것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한다)

以無我 無人 無衆生 無壽者 (이무아무인 무중생 무수자·무아, 무인, 무중생, 무수자로서)

修一切善法 卽得阿?多羅三?三菩提 (수일체선법 즉득아뇩 다라삼먁삼보리·일체의 선법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금강반야바라밀경’, 일명 ‘금강경’에 있는 말로 중국 양 무제의 아들 소명태자(昭明太子)가 나눈 장에 의하면 제23품에 있다.

‘금강경’은 소승과 대승의 대립이 일어나기 이전에 제작된 경으로 범어 원전의 사본이 한·중·일·티베트 등에 전하며, 구마라집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한문으로 번역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와 고려 중기 지눌이 널리 퍼뜨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불교 조계종을 비롯한 다수 종파가 기본 경전 내지 소의 경전으로 삼았으며, 중국 선종에서도 오조 홍인 이래 대단히 중요시되었다.

중국 선종 육조 혜능 대사가 ‘금강경’의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이 생긴다(應無所住 而生其心·응무소주 이생기심)’는 구절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 중국 선종사의 한 획을 그은 덕산 스님이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過去心不可得·과거심불가득, 現在心不可得·현재심불가득 , 未來心不可得·미래심불가득)’는 말마디에 떡 파는 노파에게 크게 한 방 맞고는 재발심하게 된 이야기 등이 널리 회자되었다.

진정한 불법은 평등하다. 높고 낮은 것이 없다. 팔만사천 법문도 좋고, 염불도 좋고, 참선도 좋고, 밀종도 좋고, 심지어 도교 수련도 좋다. 어느 것도 화엄의 경계에서 보면 평등하다.

성불을 하려면 일체의 선법을 닦아야 한다. 불법을 배우는 근본 목적은 악을 행하지 않고 선을 행하는 것이다.

일체의 선법을 닦지 않고 깨달음만 구한다면 깨달음은 불가능하며 설사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깨달음이 아니라 착각이다. 선법의 성취 없이는 깨달음이 불가능하다. 팔만사천 법문을 외우고, 선이나 공안을 참구하고, 기도한다고 하여 성불하는 것은 아니다. 일체의 선법을 닦지 않고 무상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우선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이것이 위 말의 뜻이자 석가모니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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