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홍준표·안철수·유승민 3자 원샷 단일화' 제안

서울 마포구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5·9대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여론조사 선두인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추격하기 위한 주요 후보들간의 비문(非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변수로 등장했다

제4당인 바른정당은 25일 진보정당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 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후보간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바른정당은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25일 오전 0시 25분까지 5시간에 걸친 의총에서 유승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좌파 패권 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 ‘보수후보 단일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 비문 소단일화에는 선을 그었다.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3자단일화’는 대선 후보 간 의견 일치, 이해관계와 지역기반이 다른 각 정당 간 선결 과제 해결, 단일화 명분 확보 등의 다중적인 전략 과제가 복합돼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우선 3자 단일화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의 의견일치가 중요하다. 이들 3명이 의견일치를 보아야 한다.

하지만 홍 후보는 유 후보와의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도 여전히 자강론에 방점을 찍고 있고, 유 후보 역시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의 단일화 토론을 하자고 제안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의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선거유세와 TV토론 과정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송금사건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고, 안 후보에게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인지 여부 등을 물으며 안보관에 차이를 들어냈다.

유 후보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강당에서 열린 여성신문 및 범여성계 연대기구 주최 성평등정책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완주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대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지원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이 단일화) 제안을 하더라도 논의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개혁과 통합, 그리고 미래로 (가는) 그 기조에 변함 없다“고 밝혔다.

3자 단일화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오는 29일까지 단일화가 완료돼야 하는데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도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각당의 선결과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자유한국당은 당내 친박(親박근혜) 세력의 인적청산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른정당의 분당명분이 친박 패권주의 극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사드를 비롯한 안보 문제도 3자단일화 성사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다. 안철수 후보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 당론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촉박한 시일 내에 자유한국당의 친박 청산 여부, 안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정체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파의 자유한국당, 우파이지만 전라도지역에 기반한 국민의당, 정통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의 노선이확연히 구별되고, 너무 이질적이란 지적이다.

이념적 색깔과 지지기반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이들 정당이 제대로 된 통합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각 정당의 지지세력들이 인위적인 단일화에 반대해 이탈할 경우 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 어떤 방법으로 단일화를 할 것인지도 단일화를 어렵게 한다.

그러난 이러한 단일화 작업의 난관을 해결하고 홍 후보와 안 후보, 유 후보가 3자 단일화에 합의할 경우단순지지율 합계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것으로 정가에서는 전망한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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