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대선이 막바지다.

다음 주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축하해야 할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대선을 1주일여 남겨둔 지금에도 상당수 대구·경북 시·도민의 표심은 헷갈리고 있다.

지난 23일 공중파 3사가 합동으로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했다. 바로 다음 날 반응이 궁금해서 무작위로 주변에 있는 몇몇 사람에게 물어봤다. ‘TV토론을 보고 난 후 찍을 사람이 더 없어졌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후보들이 저 정도 수준밖에 안 되나?’라든지 ‘부끄럽고 창피했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부동층이 오히려 늘어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저 후보를 찍자니 대한민국이 힘들 것 같고, 이 후보를 찍자니 당선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단다. 과거 어느 대선 때보다 TK 시·도민들의 표심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누가 봐도 대통령이 될 것 같았던 문재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한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대신 안철수 후보 쪽으로 표심이 몰렸으며 그때만 해도 홍준표 후보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에선 또 다른 반전이 표심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중도 보수층의 표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구·경북민들의 마음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과연 TK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이즈음 각 정당의 대선 공약을 한번 들여다보자.

대구시민은 정당별로 채택한 대구시 공약에 대해 확연히 체감온도가 다름을 느낀다.

자유 한국당은 대구시 공약의 대부분을 받아들이면서 적극적이다. 대구·경북 관문공항 건설, 미래형 자동차와 물·의료·에너지·신성장산업 선도도시, 서대구 부근 재개발과 도시균형발전 인프라구축, 4차 산업혁명 선도기술 인프라 구축 등이다. 국민의당은 주요한 4개 과제를 채택해 무난하다는 평가다. 대구공항통합 이전, 미래 자동차 선도도시 건설, 물 산업 허브도시 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대구 정책 채택은 아쉬움이 적지 않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 국제적인 물 산업 허브 도시 육성, 뿌리 산업 지원, 경북도청 터에 복합공간 조성 등이 포함돼 있으며 국채보상운동 정신의 세계화 공약은 다른 정당과 차별화된다. 그렇지만 대구시가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보고 추진하고 있는 대구공항통합이전은 ‘지역 사회공동체 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공약에 넣었다. 미래 자동차 선도도시 조성은 애초에는 광주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공약에서 제외했다가 대구시장이 직접 캠프를 찾아가 설명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겨우 전기 상용차와 자율자동차 주행 사업이 포함되기도 했다.

대선후보들은 지금 떠돌고 있는 대구·경북의 표심을 향해 잦은 발걸음을 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대구·경북은 각 정당에서 내놓은 후보별 공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혈세를 쥐어짜내려는 포풀리즘 공약은 없는지, 누가 진정 지역을 위하고 있는지 가려내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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