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제19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연합
“5…4…3…2…1” 9일 오후 8시 정각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상황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침묵 속에서 “아…” “와…”하는 짧은 탄식이 나왔다.

자당의 홍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린 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한국당은 홍·안 후보가 접전이라는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분위기였다.

정우택·박정이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 한국당 소속의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당 지도부의 얼굴도 굳어졌다.

상황실에 자리한 사람들은 홍 후보와 안 후보가 1.5% 포인트 차이로 접전이 예상된다는 TV 화면자막에서 다들 눈을 떼지 못했다. 이 본부장은 “안철수도 많이 받았네”라고 나지막하게 말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홍 후보가 44.3%를 기록한 것으로 나오자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TV화면을 향해 손을 휘저으면서 “대구가 44%밖에 안 나오는 거 말이 안 된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계속 굳은 얼굴을 한 정 위원장은 결국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지 25분 만에 가장 먼저 말없이 자리를 떴다. 박 위원장과 김광림 의원, 심 부의장 등이 뒤를 따랐다.

홍 후보가 전북에서 3위 내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내자 참석자들은 “너무 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홍 후보가 전북의 사위임을 홍보했음에도 표로 연결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문 후보가 자택을 출발해 국회의원회관에 도착하기까지 과정을 생중계하자 사람들의 이목도 이곳에 쏠렸다. 다들 문 후보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뒷줄에서는 “개표도 안 했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울분을 이기지 못한 채 의원들을 향해 “걱정하지 마십쇼.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탄핵하면 돼요, 바로 탄핵 사유 있으니까!”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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