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동 자택 앞 수백 명 운집…경찰, 출구조사 직후 경비·경호 강화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앞에는 9일 밤 시민 수백 명이 늦은 밤까지 남아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몇몇 시민은 축하케이크와 손수 만든 당선증을 들고 오기도 했다. 밤이 늦은 탓인지 시민들은 큰소리를 내지 않고 차분히 자택 앞을 지켰다.

외신을 포함해 취재진 수십 명도 자택 앞에 운집해 취재경쟁을 했다. 일부 매체는 문 후보의 이동을 중계하고자 퀵오토바이를 대기시키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소탈한 모습 변함없이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자택 앞 호프집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축하파티’를 벌이던 이웃주민 조모(56·여)씨는 문 후보 자택 바로 옆 라인에 살았다며 “(문 후보는) 이웃주민들을 항상 편하고 웃는 모습으로 대했다”면서 “특히 아기들을 매우 좋아하셨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조씨와 함께 있던 다른 이웃주민은 “동네산책도 자주하셨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웃주민들이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웃주민인 김하영(23)씨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언론 등을 통해 본 모습도 소탈해보이셨다”면서 “지금처럼 변함없이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셨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문 후보 자택 인근에서 체형교정 등을 도와주는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는 이지한(30)씨는 “저희도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 동네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동네에 좋은 일이 생겨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곧 결혼할 여자친구와 함께 가게에서 개표방송을 보던 이씨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나라, 아이를 낳아도 직장에서 눈치 볼 필요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에 대비해 우비까지 챙겨입고 온 사람부터 집에서 개표방송을 보다가 이웃이 대통령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슬리퍼를 끌고 나온 사람까지 문 후보 자택 앞 시민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김득순(62)씨는 “이웃이 대통령이 된다니 말도 안 되게 좋다”면서 “제발 서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 평안한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각 방송사 개표방송이 시작되면서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3개 중대 240여명의 병력을 자택 인근에 배치해 문 후보에 대한 경호·경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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