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하는 게 부처님 가르침… 실천이 중요"

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에서 돈관 주지 스님과 신행단체 및 복지기관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온누리스튜디오 초대작가 최용수
“위기일수록 한마음이 돼 극복하고 이를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함께 희망을 키우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합니다.”

5월 3일 불기 2561년 석가탄신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주지 운곡 돈관스님은 “최근 국정 혼란과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중국과 북한 등 외부의 위협은 끊임없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어려운 시기에 가장 부처님의 본래 모습인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 평화로운 세상을 구현하는 지름길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에 있는 번뇌를 끊고 진정성 있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참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돈관 스님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통령선거는 지역·세대·계층 간 벽을 허물고 진보와 보수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고 지방 분권 개헌 및 국토 균형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정치꾼이 아닌 진정한 정치인(지도자)을 뽑는 선거, 온 국민이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선거, 승패를 떠나 축하하고 승복하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과 관련해 돈관 스님은 “우리 모두가 자타불이 자리이타(自他不二 自利利他)의 마음으로 반목과 갈등으로 어지러운 사회를 정화해 나갈 때 부처님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부처님오신날의 깊은 뜻을 다시 한 번 새기며 온누리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가득한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영천 은해사 주지 운곡 돈관 스님. 온누리스튜디오 초대작가 최용수
돈관스님은?

지난 2008년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주지에 임명되면서 전국 최연소 교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돈관 스님은 그동안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교육 사업에 주력하며 은해사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으며 은해사 승가대학원과 선원 등을 강화시켜 수행·교육 도량으로 기존 이미지를 변모시키며 한국불교 발전에 앞장서 왔다.

취임 직후 보상금 문제로 영천시와 갈등을 빚던 ‘은해사 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을 원만히 해결하며 단기간에 지구 조성을 완료했고 주차공간 확보를 통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2009년 종교전문박물관인 은해사성보박물관을 개원하고 2012년 8월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등록해 교육용 전력요금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지역 박물관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박물관에는 보물 제1604호 영천 은해사 청동북 및 북걸이, 시도유형문화재 제342호 은해사 대웅전 후불탱화 및 삼장탱화를 비롯해 불교 회화, 공예 등 각 분야의 성보 700여점이 소장돼 있다.

특히, 추사(秋史) 김정희의 글씨로 유명한 ‘불광(佛光)’ 등의 편액과 불복장 유물, 조사 진영을 전시하고 있으며 연간 약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했다.

돈관 스님은 또, 2014년 9월 힘겨워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참 나를 찾는 길잡이가 될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템플스테이 수련관(연면적 2천160㎡)을 개원해 운영중이며 지난달 27일에는 아프리카(탄자니아) 대학생 및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사찰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 곳을 방문하는 등 전국 최고의 템플스테이 명소로 키워냈다.

이 외에도 교육법인 동곡학원을 설립해 영천 선화여고를 운영하면서 지역 명문사학으로 발돋움시켰고, 지역 기관·단체와 군부대 등에 매년 수 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하며 이웃을 배려하고 어려운 이들와 함께 소통하는 부처님의 본래 모습인 보살행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은해사선거관리위원회 산중총회에서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뽑혀 은해사 주지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돈관 스님은 문도·문중 화합과 임기 중 남은 사업들을 열심히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스님은 4년 임기 동안 지역 명문고로 자리매김한 선화여고 기숙사 건립과 템플스테이관 활성도를 높여 문화포교와 현대인의 지친 심신을 정화하는데 노력하고 사찰의 가람수호 측면에서 불사가 미진한 부분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불교는 ‘실천의 종교’라 강조하는 돈관 스님은 법문(法門)을 굳이 법 ‘法’, 문 ‘門’자로 쓰는 것은 스스로 걸어서 통과해야 하는 실천의 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교는 인과의 종교이기 때문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이치로 뿌린 만큼 거두어 돌아온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고 했다.

법(法)이란 한자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란 뜻을 담고 있는만큼 “과거를 알고자 하면 금생의 모습을 보고, 다음 생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금생에 자신이 행하고 있는 일을 보라”는 ‘삼세인과경’을 들려주는 돈관 스님은 과거에 지은 업이 그대로 올 것이고 금생에 행하고 있는 삶의 모습이 또한 다음 생으로 그대로 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 살아있는 순간 순간 충실하고 선을 닦는 것이 가장 잘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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