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시 보고서 분석 결과 23년차 광주신세계와 비슷

▲ 대구신세계백화점 야경.

지난해 12월 15일 문을 연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이 오픈 23년 차로 순항하는 광주신세계백화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대구신세계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대구신세계의 1~3월 매출액은 399억4천200만 원인데 매출원가 62억7천300만 원을 뺀 매출총이익은 336억6천900만 원이다. 광주신세계의 1분기 매출총이익 341억7천700만 원과 대등한 수준이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이익 원천을 뜻하는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상품이나 제품의 원가를 공제한 차액이다.

대구신세계 측은 “대구신세계는 입지 여건이나 매장 규모에서 광주신세계보다 우위에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출총이익이 분기가 지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면 해당 기업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면 되는데, 대구신세계도 그러한 흐름을 탈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대구신세계가 공시한 재무상태표의 숫자만 보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손실)’ 상태다. 영업이익은 주된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으로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관리비를 뺀 것을 말한다.

매출총이익 336억6천900만 원에서 판매비와 관리비 360억6천500만 원을 빼면 영업이익이 -23억9천600만 원(손실)이 된다.

그런데 숫자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마이너스(손실)가 플러스(이익)로 돌아선다. 규정상 판매비와 관리비에 적게 돼 있는 감가상각비가 비밀이다. 

실질적인 자금의 흐름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정률로 기재하는 장부상 비용인 감가상각비가 93억6천295만4천 원인데, 판매비와 관리비에서 감가상각비 93억여 원을 빼면 267억215만5천 원이 된다. 

그렇게 되면 실제 영업이익은 -23억9천600만 원에서 69억4천745만 원이 된다.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최승철 경리팀장은 “서류상 명시해야 하는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1분기 실적은 양호한 편”이라면서 “유통업의 경우 영업과 동시에 현금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특성이고 있어서 투자를 위해 빌린 돈에 대한 비용을 말하는 금융원가도 점차 절감되면 일정 기간 기업이 벌어들이는 모든 이익에서 전체 비용과 손실을 뺀 차액을 의미하는 당기순이익도 분기가 거듭할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픈 100일 만에 1천만 명이 방문한 점을 고려하면 애초 기대했던 폭발적인 매출실적은 달성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60억6천500만 원에 달하는 판매비와 관리비 중 광고선전비(19억3천503만4천 원)와 판매촉진비(33억2천609만9천 원) 비중이 컸지만, 매출액은 이와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 초기 막대한 판촉비용을 들였다고 하지만 소위 ‘오픈 빨’에 힘입은 폭발적인 매출은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면서 “차별화한 콘텐츠와 고객서비스 차별화로 대구 이외의 외지고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노력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