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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요즘 대구지역의 최대 화두는 내년 지방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구시장에 당선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이 새 당 대표로 홍준표 전 대선후보를 선출했으나 보수의 최후 보루인 TK에서는 별다른 감응이 없다. 홍 대표는 대구가 자신에겐 제2의 고향이라고 연고권을 내세우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의 대표가 된 홍 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은 전당대회 전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인간관계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다.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밉고 곱고들 하지, 반응이 없는 무관심은 상대를 질식시킨다.

대구시민들의 홍 대표에 대한 무관심하고는 달리 김부겸 행자부 장관(더불어민주당 수성갑 의원)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특히 여론 주도층들 사이에서 관심의 폭이 커 이래저래 김장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이 내년 지방 선거에 김 장관이 대구시장에 출마할 것이냐는 것이다. 내년 대구시장선거는 전국 최고의 관심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김부겸 장관의 내년 대구시장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마당이다.

김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는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안이라고들 한다. 김 의원을 행자부 장관에 임명할 때부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했다는 것이 정설로 꼽힌다. 차기 ‘포스트 문’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

왜 문 대통령은 대구시장 자리에 이토록 관심을 가질까. 이 문제를 풀어 보기 위해서는 지난달 14일 민주당에서 갑자기 ‘TK 특별위원회’를 만든 사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대구 북구을 출신 홍의락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중진의원 20명과 민주당 지역 관계자 등 22명으로 매머드위원회를 설치한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 TK 특별위원회는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을 얹어 대구시와 경북도에 대해 수시로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역의 주요 현안사업을 논하고 필요하면 정부의 예산도 대폭 지원할 것이다. 이 같은 일맥으로 지난 5일과 6일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이 잇따라 대구시를 방문했다.

정부와 여당이 TK에서 보폭을 넓혀가면 대구시민들이 민주당을 보는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TK의 핵심인 대구시장 자리를 움켜쥐면 사실상 민주당은 전국을 평정하게 된다.

현실이 이같이 옮겨지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독주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로 이점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노리는 속내인 것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비해 보수정권의 적통을 내세우는 자유한국당은 내년 지방 선거에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TK의 중심축인 대구시장 후보로는 현 권영진 시장을 비롯해 일부 현역의원과 몇몇 구청장들의 이름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로는 권시장이 가장 앞선 주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권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생각만큼 높지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을 상대로 현 시장의 이름을 물어보면 상당수 시민은 모른다고 한다. 권 시장으로서는 불만이겠으나 필자가 만나본 시민들의 많은 이가 대구시장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예상외로 많았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선거철이 되면 대구를 비롯해 TK 지역에서는 서울에 올라가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만 받아 오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그동안 대구시민들은 김부겸 장관을 전국적인 인물로 키워 냈다. 그러나 대구를 대표하는 보수 주자는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대구의 보수층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는 민주당의 꽃놀이패가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인물을 키워내기에는 시간이 없다. 이제 보수층에서 문 대통령의 복안을 뛰어넘는 특단의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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