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선탁 에스포항병원 뇌·혈관병원 진료과장

자주 머리가 쑤시듯 아프다면 편두통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편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의 하나로 일반인의 약 10%가 편두통을 앓고 있다. 이를 추산하면 우리나라에는 약 400만 내지 500만 명의 편두통 환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편두통 환자들이 스스로 진단하고 스스로 처방해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이러면 약물의 부작용 및 오남용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더 심한 두통으로 발전하거나 매일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전문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정확한 처방을 받아 알맞은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편두통은 어느 나이에서나 발생하지만 대개 10대 시절에 최초로 발생하고 90% 이상의 환자에서 40세 이전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 나이 이후에 발생한 경우는 편두통이 아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편두통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은데 사춘기 이후에는 여자에게 자주 생기며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남자에서 조금 더 많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갑작스러운 신체 내부 또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뇌 신경과 혈관계통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여서 통증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월경 전후에 편두통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편두통은 보통 전구증상-조짐-두통 및 동반증상-해소기-후유증상의 5단계로 진행되는데 조짐이 동반되지 않는 무조짐 편두통은 편두통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두통은 보통 약한 강도로 시작되어 30분~2시간에 걸쳐 점점 심해진 후 최고조에 이른다. 약 50%의 편두통 발작이 박동성이고 나머지는 주로 조이는 것 같거나 터질 것 같은 느낌의 통증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두통이 악화하는 현상은 진단적 가치가 높은 중요한 증상이다. 동반되는 증상 중 구역과 구토는 두통과 더불어 환자가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이며 구토는 50%, 구역은 90%의 환자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서 촉발되거나 악화한다. 편두통 환자의 2/3 이상이 하나 이상의 유발 요인을 가지며 무조짐 편두통 환자에게 더 흔하다. 대표적인 것들이 강한 소음, 강렬한 냄새, 번쩍이는 불빛, 식사를 건너뛰는 경우, 스트레스, 치즈, 초콜릿, 알코올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대개 뇌혈관의 수축 이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모든 편두통 환자에게 공통된 유발 요인은 없으며 특별한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그 요인이 항상 편두통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그중 스트레스는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이며 편두통 환자의 반 이상에게서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음식물 중에서는 술이 대표적이다. 모든 종류의 술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적포도주가 편두통 유발 요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평소 편두통 발작이 생기지 않도록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예방요법이고 편두통 발작이 시작될 때 빠르게 두통을 완화하는 것이 급성기 약물 요법이다.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즉시 급성기 약물을 투여하는 데 빨리 투여할수록 더 효과적이며 편두통 발작 전조 증상을 느끼시는 분들은 전조 증상이 생길 때 바로 투여하는 것이 더 도움된다.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심한 편두통이 발생해 생활의 질이 심각하게 낮아지는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에 편두통 발작 예방 약물을 매일 복용함으로써 편두통 발작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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