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만 사회부 기자
예천군의회와 문화원이 등을 돌리고 이전투구의 모습이다.

17일 오전 11시 문화원 간부 30여 명이 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군 의장은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문화원 말살하는 예천군의회 성명서’를 낭독, 문화원의 입장을 전달 한 뒤 돌아갔다.

군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해야 할 의회와 군민이 행복한 문화조성을 해야 할 문화원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명분이 서지 않은 일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두 기관이 골이 진 것은 지난해 상량식 제례 의식 의전이 화근이 됐다. 군 의장의 돌발 제례의식 제의에 행사를 주관 한 유림 관계자가 강하게 제지하면서 빚어진 갈등이다.

예산삭감에 대해 의회에 보낸 문화원의 경고성 공문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화와 소통이 없는 문화원의 강경 태도를 보여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예산 삭감은 의회의 고유 권한으로 실효성이 없고 사업의 타당성이 없으면 삭감할 수 있다. 의회는 문화원의 하위 기관이 아니다. 어떤 단체나 군민도 표를 준다고 해서 의원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된다. 사업 위탁 관련 기관은 사업 세부항목 당위성을 의회에 설명하고 예산확보에 나서야 하며 무조건 예산이 통과돼야 한다는 법도 없다.

또 의회도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문화원에 해야 한다. 침묵과 무대응으로 문화원의 공문을 사정시키는 것은 군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도리가 아니다. 침묵과 무대응으로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고 예산 삭감의 명분을 얻지 못한다. 또 혹시라도 고유제의 의전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예산을 삭감했다면 권한의 남용이 분명하다.

군을 대표하는 두 기관이 서로 길들이려고 하고 반목하는 모습에 대해 군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두 기관이 예천군의 이미지를 크게 흐리고 있다. 권창용 문화원장과 조경섭 의장은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고 두 기관에 주어진 가장 큰 의무를 실천하길 바란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서로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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