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과 내륙지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수용품인 문어가 가장 맛있고 많이 팔리기로 유명한 곳이 포항 죽도시장 이다. 죽도시장내 포항수협공판장 옆 골목을 걷다보면 담백한 향내가 물씬 풍기는 골목이 있다. 문어 삶는 냄새다. 이곳은 문어집 10여 곳이 모여 ‘문어골목’을 이루고 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26일 오후 문어골목은 제수용 문어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문어는 과거부터 경북 동해안 가정에서 차례나 제사상, 결혼식 같은 큰 잔치에 내놓는 중요한 수산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상업적으로 잘 알려진 문어류는 ‘대문어’와 ‘참문어’ 두 종류로 나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름이 달리 불려 혼동을 주기도 한다.
대문어는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주로 서식하고 최대 3m까지 자라는 대형문어이며, ‘물문어’와 ‘피문어’라고도 하지만 통상 경북에서는 참문어로 불린다.
참문어는 체장이 70~90㎝의 소형문어로 ‘왜문어’라고도 불리지만 실제로 지역에서는 주로 돌문어라고 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인 문어는 포항 죽도시장에서 가장 많이 위판되는데, 주로 참문어가 제수용품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올 설은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수요가 대폭 줄어, 가격마저 급락세로 돌아서 문어 어업인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문어골목에서 문어를 팔고 있는 송정숙 씨는“추석때가 올해 설보다 경기가 더 나았다”고 말했다.
설을 사흘 앞둔 지난 25일 포항수협의 참문어 위판가격은 ㎏ 당 3만5천원~4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0~30%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당 4만원~4만5천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더라도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